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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6개 은행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vs 디지털자산기본법 2026 통과: 금융권 패권 전쟁 분석

KRW

한국 금융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전례 없는 패권 경쟁에 돌입

2026년 3월 현재, 한국 금융시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6개 은행을 묶어 업계 최초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출범시킨 가운데, 국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2026년 1분기 통과를 목표로 입법 절차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미국의 GENIUS Act가 이미 2025년 7월 통과되고, EU의 MiCA 규제가 시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금융권 전체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하나금융 주도 컨소시엄의 전략적 의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조항, 그리고 KB·신한·우리 등 경쟁 금융그룹의 대응 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8년 만에 열리는 제도화의 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2025년 6월 민병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기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포괄적 규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으로,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인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둘째,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요건을 명시하여 USDT·USDC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에 대한 규제 기준을 마련합니다. 셋째, 2017년 이후 사실상 전면 금지되었던 국내 ICO(디지털자산 공개)를 8년 만에 허용하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안의 2단계 여당안을 확정하고 2월 중 발의하여 3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환불계획, 도산절연(bankruptcy remoteness) 구조 등 안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적·기술적 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매매업·중개업·보관업에 한정하여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어,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금융 기능이 대폭 확대될 전망입니다.

'51% 룰'의 쟁점: 은행 vs 핀테크, 발행 주체를 둘러싼 줄다리기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이른바 **'51% 룰'**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이 최소 5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원화의 가치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화폐적 기능을 수행하므로, 규제 준수 역량과 건전성 감독 체계를 갖춘 은행이 주도해야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핀테크 업계와 빅테크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은행에만 발행 독점권을 부여하면 기술 혁신이 저해되고, 카카오·네이버 등 수천만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의 참여가 원천 차단되어 '갈라파고스화' 우려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한 절충안으로, 테크 기업이 컨소시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은행법상 지분 보유 한도입니다. 현행 은행법에서 은행은 다른 회사의 지분을 15%까지만 보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들이 51% 지분을 확보하려면 최소 4개 이상의 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이 제약이 바로 하나금융의 6개 은행 컨소시엄 전략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하나금융 컨소시엄: 선제적 포석의 전략적 의미

하나금융그룹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먼저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2026년 1월 공식 발표된 이 컨소시엄에는 하나금융(주도), BNK금융(부산·경남은행), iM금융(iM뱅크),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JB금융(광주·전북은행) 등 6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구성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방은행 중심의 전략적 배치입니다. 부산·경남, 대구·경북, 충청, 광주·전북 등 전국 각 지역에 거점을 둔 은행들을 포섭함으로써, 지역화폐와의 연계 및 지역 기반 결제 사용처 확대라는 실용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단순한 공동 발행을 넘어 발행·유통·활용·유통을 아우르는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통신·보험·상거래·여행·무역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의 기업들과 사업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하나금융과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의 협력 관계입니다. 한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시너지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결제 채널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논의까지 고려하면 결제 서비스 확장의 잠재력은 더욱 커집니다. 또한 하나금융은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BitGo)와 합작하여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하고 디지털자산 수탁업 인허가 절차를 준비 중입니다.

국내 은행이 약 15곳인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이미 6곳을 확보한 것은 상당한 **'쏠림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인베스트조선에 따르면, 실제 출범 가능한 컨소시엄은 2~3곳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경쟁 금융그룹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KB·신한·우리: 경쟁 금융그룹의 차별화 전략

하나금융의 선제 행보에 대응하여 나머지 금융그룹들도 각자의 전략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 내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2025년 하반기부터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며 체계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은행권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등록하였으며, 한국은행의 CBDC 프로젝트 '프로젝트 한강'에서 관련 인프라를 직접 개발한 유일한 은행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우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2023년 헤데라 해시그래프(Hedera Hashgraph) 기반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후 한국은행 CBDC 실증사업에 참여하여 자사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구조를 실제 환경에서 적용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자산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기존 디지털전략그룹을 'AX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하였습니다. 다만 우리금융의 전략은 직접 발행보다는 파트너십을 통한 간접 접근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수탁 기업 BDACS와 협력하여 완전 준비금 담보 스테이블코인 **'KRW1'**의 기술 검증 단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규제 흐름과 한국의 위치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글로벌 규제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은 2025년 7월 GENIUS Act를 통과시켜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의 정의와 발행 요건을 명확히 하였으며, 2027년 1월까지 최종 시행규칙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EU는 이미 2024년부터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제가 시행 중이며, 서클(Circle)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EU 내 인가를 받고 영업을 개시하였습니다.

이런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지연될 경우,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USDC)의 국내 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원화에 1:1로 연동된 공식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체인링크(Chainlink Labs)가 2025년 11월 출범한 'Global Alliance for KRW Stablecoins'에 합류한 것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를 위한 실무 가이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2026년 상반기 내 통과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빠르면 2026년 하반기~2027년 상반기에 실현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이 어느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지, 해당 컨소시엄의 기술 파트너와 유통 채널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무적 관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가상자산'에 해당하므로, 향후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차익도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원화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환차익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으므로, 단순 보유·이체에 대한 과세 여부는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준비금 관리 측면에서는 발행사가 준비금 관리, 상환 의무, 소비자 보호 책임을 직접 부담하게 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 발행 컨소시엄의 재무 건전성과 준비금 운용 투명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후 전망: 2026년이 결정적 분기점

2026년은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운명을 결정짓는 해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의 1분기 통과 여부가 전체 일정의 핵심 변수이며, 법안이 예정대로 통과될 경우 하반기부터 컨소시엄별 인가 신청과 기술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현재 하나금융이 6개 은행을 선점한 상황에서 KB·신한 등이 어떤 형태의 경쟁 컨소시엄을 구성할지,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가 시장 구도를 좌우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출범 가능한 컨소시엄이 2~3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과점 구조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LG CNS가 한국은행 CBDC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발행 시스템 기술력이 민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어떻게 이전될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한국은행이 민간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맞춰 CBDC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은, 규제 당국이 시장 주도형 접근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결론

한국 금융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단순한 신상품 출시 경쟁이 아닌, 디지털 금융 시대의 인프라 패권 전쟁입니다. 하나금융의 선제적 6개 은행 컨소시엄 구축, 디지털자산기본법의 1분기 통과 추진, 글로벌 규제 환경의 급변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2026년은 한국 금융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투자자와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법안 통과 일정, 컨소시엄 구성 변화, 준비금 규제 세부사항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