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2단계]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과세 및 하이브리드 규제 심층 분석
1. 서론: 2026년 4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생태계
2026년 4월 26일 현재, 대한민국의 디지털 자산 시장은 단순한 투기적 거래의 장을 넘어 국가 결제 인프라의 핵심으로 편입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규정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법 2단계)' 상정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한국은행은 미래 통화 인프라의 청사진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거래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습니다.
특히 최근 취임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과거 국제결제은행(BIS) 재직 시절의 보수적인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가, "미래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금토큰, 그리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보완적이면서도 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향적인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 변화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보조 수단이 아니라 '실시간 정산 인프라'로 격상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본 보고서는 가상자산법 2단계의 규제 설계 모델, 프로젝트 한강과 BIS 아고라가 제시하는 결제망의 미래, 그리고 2027년으로 다가온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된 주요 실무 쟁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제공합니다.
2. 법적 및 제도적 배경: 가상자산법 2단계의 도래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1단계)'은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불공정거래행위 처벌 등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만으로는 발행(Issuance), 공시(Disclosure), 사업자 업무 범위,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라는 핵심 인프라를 규율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가상자산법 2단계(디지털자산기본법)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바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입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지배하고 실생활 결제 영역까지 침투하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입법 지연은 곧 국가 금융 인프라의 경쟁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민병덕 의원 등은 "정부안을 마냥 기다리다가는 글로벌 산업 흐름을 놓칠 수 있다"며 2026년 4월 내 정무위 법안소위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전격 상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자본시장법과 전자금융거래법의 경계에서 합법적인 '실시간 정산 및 결제 인프라'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부여받게 될 것입니다.
3. 핵심 분석: 하이브리드 규제 설계와 정산 인프라의 진화
3.1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2단계와 BIS 아고라의 시너지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는 2026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최대 10만 명의 일반 국민과 9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IBK기업, NH농협, BNK부산, 경남, iM뱅크)이 참여하는 대규모 실거래 테스트입니다. 기관용(도매형) CBDC를 기반으로 시중은행이 예금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세븐일레븐, 이디야커피 등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직접 결제하는 구조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국고금 집행 및 공공 보조금 정산 모델까지 실험 대상에 포함되어, 디지털 원화가 국가 재정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한국은행은 5개 기축통화국과 함께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고라(Agorá)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통합 원장(Unified Ledger) 위에서 토큰화된 상업은행 예금과 중앙은행의 도매형 CBDC를 결합하여 국가 간 결제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러한 국제 협력은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결제망과 매끄럽게 연동되는 튼튼한 토대를 제공할 것입니다.
3.2 한국형 하이브리드 스테이블코인 구조와 '51% 룰' 쟁점
가상자산법 2단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규제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지분 규제'입니다. 정부 일각에서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만이 예금토큰 형태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간의 혁신을 수용하기 위해 은행과 핀테크, 가상자산 거래소가 공존하는 '한국형 하이브리드 모델'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두된 것이 이른바 '51% 룰(은행권 지분 제한 및 주도권 규제)'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 시 시중은행이 지분의 51% 이상을 가져가야 한다는 보수적인 규제안과, 핀테크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분 구조를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 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51% 룰은 당국이 규제하기 편한 구조를 만들려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준비자산 100% 공시와 유동성 관리 기준만 엄격히 통제한다면 핀테크 업계의 발행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3.3 가상자산 과세 정책의 혼돈과 국세청의 인프라 구축
2026년 현재 시장의 또 다른 거대한 화두는 바로 '가상자산 과세'입니다. 당초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소득세법 개정안은 거듭된 유예 끝에 2027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연간 250만 원의 기본공제 후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2024년 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최종 폐지된 이후, 조세 형평성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 3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 등은 금투세 폐지와의 일관성을 위해 가상자산 과세를 전면 폐지하거나 추가로 3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반면, 국세청은 이미 2026년부터 국내 거래소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과세 인프라와 추적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 결제에 도입될 경우, 단순 환전이나 상품 결제 시 발생하는 미세한 환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을 계산해야 하는지, 부가가치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는 없는지 등 복잡한 세무 쟁점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4. 실무 가이드: 투자자 및 금융기관의 대응 전략
4.1 투자자 및 세무 신고 대상자를 위한 지침
가상자산 과세 폐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2027년 1월 1일 시행을 전제로 한 세무 전략을 수립하셔야 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88조에 따라 2027년 1월 1일 이전에 보유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당시의 시가' 중 더 큰 금액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따라서 투자자 여러분께서는 2026년 연말을 기점으로 본인의 자산 포트폴리오 시가를 철저히 기록하고, 과거 취득 증빙이 어려운 해외 거래소 자산이나 개인지갑(디파이 포함) 물량의 경우 선입선출법 혹은 이동평균법 산정을 위한 거래 내역(Transaction History)을 사전에 다운로드하여 보관하시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또한, 취득가액 증빙이 불가한 경우 양도가액의 최대 50%까지만 필요경비로 의제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4.2 기업 및 금융기관을 위한 인프라 점검
은행 및 핀테크 컨소시엄은 가상자산법 2단계 시행과 동시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미국이 '지니어스법'과 국세청 '1099-DA' 보고 양식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요건과 세금 보고 인프라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처럼, 국내 금융당국 역시 100% 현금성 준비자산 보관, 파산 격리 장치, 정기적인 PoR(Proof of Reserves, 준비금 증명) 감사 보고서를 요구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커스터디(수탁) 파트너십을 조기에 구축하고, 온체인 거래 내역을 회계 장부로 원활하게 변환할 수 있는 세무·회계 솔루션을 전면 도입해야 합니다.
5. 향후 전망 및 시사점
2026년 5월 국회 원 구성과 하반기 정기국회는 디지털 자산 규제 지형을 확정 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가상자산법 2단계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금융위원회 주도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매뉴얼이 연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를 넘어, 기존 신용카드와 VAN사 중심의 고비용 결제망을 블록체인 기반의 저비용·실시간 정산 네트워크로 혁신하는 국가적 금융 재편을 의미합니다.
또한, 2026년 하반기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또는 폐지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입니다. 만약 예정대로 과세가 강행된다면, 연말 시장에는 세금 회피를 위한 대규모 자산 이동이나 해외 거래소로의 자본 유출입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거시적인 시장 변동성에 철저히 대비하셔야 합니다.
6. 결론
2026년은 대한민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혈관을 국가 결제 인프라에 이식하고, 고도화된 규제 및 과세 체계를 확립하는 원년입니다.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과 국회의 '가상자산법 2단계' 논의는 더 이상 블록체인 업계만의 이슈가 아니라 전통 금융권, 세무 당국, 그리고 일반 소비자의 실생활에 직결되는 핵심 경제 과제입니다.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와 개인 투자자 여러분은 다가오는 하이브리드 규제 환경과 2027년 과세 시행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금융 혁신의 기회를 선점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