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임박: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쟁점과 투자자 영향 분석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격돌이 시작되었습니다
2026년 2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법안이 국회 문턱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당론 법안을 2월 중 발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첨예한 이견, 거래소 업계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이라는 삼중 압력 속에서 법안의 최종 형태와 통과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번 법안은 단순한 가상자산 규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통화 주권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 코인이 97.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법적 배경: 1단계에서 2단계까지의 여정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1단계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법은 이용자 예치금 보호, 불공정거래 규제, 거래소 신고제 등 기초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토큰증권(STO), 거래소 인가제 등 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2단계 입법은 계속 지연되어 왔습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여러 의원들이 개별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발의했으나, 발행 주체의 자격 요건을 두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정면 충돌하면서 법안 단일화가 무산되었습니다. 토큰포스트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 기관 간 갈등으로 인해 2단계 입법은 당초 2025년 목표에서 2026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2026년 1월, 민주당 TF가 정부안과 TF안의 절충을 시도하며 입법 작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은행 51% 룰'을 둘러싼 한은 vs 금융위 충돌
현재 법안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지분 구조입니다. 한국은행은 발행 법인의 지분을 은행이 51%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이른바 **'은행 51% 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유통될 경우 통화정책 파급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금융안정과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유지하려면 이미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는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민주당 TF는 이 규정이 과도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은행에 51% 이상 지분을 요구하는 입법례를 글로벌에서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EU의 MiCA(암호자산시장규제법)에서 인가받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대부분이 디지털자산 기업이며, 일본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도 핀테크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만으로는 안 된다"며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굿모닝경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국은행과의 이견을 상당 부분 해소했으며, 핀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쟁점 2: 100% 준비자산 의무와 이자지급 금지
법안의 또 다른 축은 준비자산 규제입니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발행액의 100%에 해당하는 준비자산을 현금, 요구불예금, 잔존 만기 1년 이내의 국채 및 지방채 등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일정 비율 이상은 반드시 현금 또는 예금으로 확보해야 하며, 모든 준비자산은 별도 계정에 신탁·예치되어야 합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준비자산 현황은 월 1회 이상 공개되어야 하고, 회계법인이 분기별로 검토합니다. 발행 기관이 파산할 경우에도 준비자산은 이용자 상환에 우선 배정되는 도산 격리(bankruptcy remoteness) 장치가 마련됩니다.
이자지급은 전면 금지됩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를 대체하는 유사 금융상품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다만 이자 금지가 결제 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발행 주체가 되려면 금융위원회의 사전 인가를 받아야 하며, 금융기관 또는 주식회사로서 자기자본 50억 원 이상, 전산설비 및 전담인력 구비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핵심 쟁점 3: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란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정부안에 포함시켰습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 적용되는 소유분산 기준(특수관계인 포함 의결권 주식 15% 초과 보유 불가)을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적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에 대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며 **"디지털자산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경우 지분 구조 변경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민주당 TF는 이 지분 제한 규정을 최종 통합안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안은 현 단계가 아닌 후속 3단계 법제화에서 다루기로 한 것입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소유분산 기준을 제외한 정부안을 별도로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입니다.
투자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
현재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당 TF는 2월 24일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법안 전체 검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안도걸 TF 간사는 "2월 중 발의가 아무래도 조금 어려울 수 있다"며 "합의안이 당장 만들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조문 작업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3월 국회 처리가 당초 목표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반기 내 발의 및 하반기 처리가 보다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법안의 최종 형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발행 주체 요건(은행 51% 룰의 채택 여부)에 따라 참여 가능한 기업과 생태계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이들 코인을 활용한 거래 전략도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제한이 당장은 배제되었지만, 3단계 법제화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므로 거래소 관련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중장기적 규제 리스크를 감안해야 합니다.
전망: 통화 주권 수호와 디지털 금융 혁신의 교차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의 97.4%를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민병덕 의원이 경고한 대로 "도입 지연은 외환·통화·데이터·핀테크·콘텐츠 등 산업 전반의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지니어스 법(GENIUS Act)' 등을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입법 지연은 디지털 달러라이제이션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RWA(실물자산 토큰화)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단순히 법제화만으로는 부족하며, 결제·송금·DeFi 등 실질적 활용 사례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현재 글로벌 RWA 시장은 이미 달러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한국이 독자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신속한 입법과 함께 적극적인 산업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향후 주시해야 할 핵심 변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은행 51% 룰의 최종 채택 여부입니다. 둘째,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내 영업 요건의 강도입니다. 셋째, 법안 통과 후 실제 발행까지의 인가 절차와 소요 기간입니다.
결론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는 핵심 입법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 준비자산 요건, 거래소 지배구조 등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은 결국 금융 안정성과 시장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입니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2월 말 자문위원회 회의와 이후 법안 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